손이 느린 아이에게

김도연
4 min readMay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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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정말 싫다.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줘야 내몸이지 싶지, 나한테 달려있는데 내맘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뭐야 이건 내껀데 왜 이래 싶다.

타이핑도 비슷한 부류인데 내 손가락인데 왜 내가 생각하는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탁탁탁! 하고 타이핑을 하지 못하는지 항상 불만이었다. 나도 나름 어릴때부터 컴퓨터잡고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도스에서 페르시아의 왕자도 했었는데. 삐릭삐릭 모뎀가지고 pc통신도 했었는데.

전화비 10만원 넘게 나온적도 있었지

누가 뒤에서 빨리 타이핑하라며 채찍질하는 일이 없었기에 최근까지는 빠른 타이핑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 느린 손으로 살아왔다. 게다가 네이티브 코리안이라 한글 타이핑은 평균은 간다(고 믿어왔다). 사는데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손가락에 살이쪄서 스마트폰으로 타이핑할때 오타가 늘었다는 점 정도?

그러나 코딩을 하며 영어 타이핑을 하는데 점점 불편함이 늘어갔다. 한글 타이핑보다 훨씬 느리고 오타도 훨씬 많으니 코딩을 하는건지 내가 영어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건지, 게다가 기호도 많이 써야하는데 영타에 기호까지 치려니 손가락이 아웃 오브 컨트롤… 지맘대로 막 친다.

가만있자 퍼..ㅇ션이니까 f u c k t ion 인가(형 그거 아니야)

나도 막 빔 쓰면서 트랙패드와 화살표에 손도 안대고 막 엄청 빠르게 타이핑하면서 코딩하고 싶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고니

아무튼 타이핑 연습을 어찌할까 찾아보다 괜찮은 손가락 훈련소를 찾았다.

TypingClub

타이핑클럽이라는 곳인데 아주 처음부터 차근차근 영어 타이핑에 대해 알려주고 훈련시켜준다. 당신이 타이핑이 완전 처음인 것 처럼 알려주는데 하나씩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타이핑 속도가 늘어간다.

눈감고 느껴봐 에푸 제이

알파벳 타이핑에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기호타이핑으로 넘어가는데 이게 좀 도움이 많이 됐다. 난 여전히 숫자 타이핑은 항상 오타가 나고 기호도 오타가 많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연습하는 화면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서 집중하기 좋다. 그리고 딴짓하고 싶은데 그나마 생산적인 딴짓이 하고 싶을 때 타자연습하고 있으면 남들이 지나가면서 엄청 열일 하는 것처럼 본다.

밑에 손구락은 설정에서 안보이게 할 수 도 있다

난 요즘에 60WPM(Words Per Minute)정도 나온다. 처음보다 2배정도 빨라졌다. 내가 영어 타이핑을 이렇게 잘하다니 완전 뿌듯하당.

나처럼 느린 손을 가지고 이걸 어째야하나 여기저기 헤메이는 사람들에게 타이핑 클럽에서 손가락 훈련을 받아보라고 권해본다.

타이핑 클럽은 무료인데 $8.5/월 이면 손가락 / 단어별 속도와 정확도 등 여러가지 통계자료를 제공한다. 그 외에도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것들이 좀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 땡기면 한번 찾아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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